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 … ‘트렌드 리더’ 추종자 2만 명 운집
그렇다고 그를 한낱 가십용 스타로 볼 순 없다. 곡을 직접 쓰는 음악성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선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최근 발매한 싱글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 역시 23개국 아이튠스 차트에서 동시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를테면 레이디 가가는 파격을 선도하는 아티스트이자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대중 스타인 셈이다. 팬들은 그를 ‘마더 몬스터(Mother Monster)’라 부르며 추앙하고, 그는 팬들을 ‘리틀 몬스터(Little Monster)’라 부르며 연대감을 나타낸다.
글로벌 대중음악계를 집어삼킨 ‘마더 몬스터’ 레이디 가가. 21~22일(현지시간) 열린 그의 뉴욕 콘서트 현장을 본지가 단독 취재했다. 국내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프레스 초청을 받아 ‘리틀 몬스터’들의 공연 열기를 지면에 담았다.
22일 오후 8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2만 석 규모의 공연장이 빼곡히 들어찼다. 공연 시간이 한 시간 남짓 지연됐지만 객석은 ‘마더 몬스터’를 기다리는 흥분으로 가득 찼다. 팬들이 파도타기를 하며 “가가”를 외치는 순간 첫 번째 곡 ‘댄스 인 더 다크(Dance in the Dark)’의 전주가 들렸다.
“몬스터 볼(Ball·파티)이 너희들을 자유케 하리라!” 노래를 마친 가가의 첫마디였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몬스터”를 외치며 ‘마더 몬스터’에 열광했다. 가가는 “오늘 밤, 내가 태어난 뉴욕에서 자유롭게 놀아보자”며 호응을 이끌었다.
이날 공연의 패션도 도발적이었다. 보라색 드레스 대신 비닐 옷을 입고 무대에 다시 올랐다. 반창고로 중요 부위만 가린 수녀복 형태의 원피스였다. 외계인을 떠올리게 하는 사이버 의상도 선보였다. 가가는 마이크에 붉은 립스틱이 묻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난 한 번도 립싱크를 한 적이 없다. 립싱크하는 여자에게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해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2시간20분간 이어졌던 공연은 신곡 ‘본 디스 웨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 도발적 아티스트가 퍼뜨린 예술의 흥취에 뉴욕은 그렇게 젖어들었다.
뉴욕 중앙일보=이주사랑 기자, 서울=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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